[김명인]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김명인
페이지 정보
본문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김명인
졸음기 그득 햇살로 쟁여졌으니
이곳도 언젠가 한 번쯤은 와 본 풍경 속이다
화단의 자미 늦여름 한낮을 꽃방석 그늘로 펼쳐 놓았네
작은 역사는 제 키 높이로 녹슨 기차 한 량 주저앉히고
허리 아래쪽만 꽉 깨물고 있다, 정오니까
나그네에겐 분별조차 고단하니 기다리는 동안
나도 몇만 톤 졸음이나 그늘 안쪽에 부려 놓을까?
불멸불멸하면서 평생 떠도느라 빚졌으니
모로 고개 꺾은 저 승객도 이승이란 낯선 대합실
깨어나면 딱딱한 나무 의자쯤으로 여길 것인가
-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민음사, 2015)
졸음기 그득 햇살로 쟁여졌으니
이곳도 언젠가 한 번쯤은 와 본 풍경 속이다
화단의 자미 늦여름 한낮을 꽃방석 그늘로 펼쳐 놓았네
작은 역사는 제 키 높이로 녹슨 기차 한 량 주저앉히고
허리 아래쪽만 꽉 깨물고 있다, 정오니까
나그네에겐 분별조차 고단하니 기다리는 동안
나도 몇만 톤 졸음이나 그늘 안쪽에 부려 놓을까?
불멸불멸하면서 평생 떠도느라 빚졌으니
모로 고개 꺾은 저 승객도 이승이란 낯선 대합실
깨어나면 딱딱한 나무 의자쯤으로 여길 것인가
-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민음사, 201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