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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개미의 바느질/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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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4회 작성일 2025-04-12 19:16: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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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바느질/길상호

개미가 많은 집에 살았네
장판과 벽 사이
문턱과 바닥 사이
일렬로 늘어선 개미 행렬은
어머니 바늘을 뒤따르는 실처럼
개미 개미 개미 개미……
벌어진 사이를 꿰맸네
아껴야 잘 사는 것이여,
날마다 허리를 졸라매던 그녀도
한 마리 붉은 개미
그래도 허기를 벌리는 입은
쉽게 봉할 수 없었네
날마다 늘어나는 틈새를
독하게 기워내는 바늘,
녹슬 틈 없던 그녀의 믿음 아니었으면
벌써 무너졌을 그 집에서
나 그녀로부터
바람 하나 들지 않는
옷 한 벌 얻어 입고 살았네

- ,『모르는 척』(천년의시작,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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