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핥을 때/김기택 > ㄱ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223
어제
1,565
최대
3,544
전체
299,535
  • H
  • HOME

 

[김기택]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핥을 때/김기택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409회 작성일 2025-02-07 15:02:06 댓글 0

본문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핥을 때/김기택

입에서 팔이 나온다.
세상의 모든 위험으로부터
연약한 떨림을 덮는 손이 나온다.
맘껏 뛰노는 벌판을
체온으로 품는 가슴이 나온다.

혀가 목구멍을 찾아내
살아 있다고 우는 울음을 핥는다.
혀가 눈을 찾아내
첫 세상을 보는 호기심을 핥는다.
혀가 다리를 찾아내
땅을 딛고 설 힘을 핥는다.
혀가 심장을 찾아내
뛰고 뒹구는 박동을 핥는다.

혀가 나오느라 꼬리가 길다.
혀가 나오느라 귀가 빳빳하다.
혀가 나오느라 발톱이 날카롭다.

출처 : 월간 《현대시》 (2020년 9월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