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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입동 무렵/김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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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3회 작성일 2025-04-12 09:22: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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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무렵/김영남

내 시선 가로지르며

감잎 하나
툭! 지자
하늘엔 어느새
파란 불이 들어온다.

그러면 동구 밖 쪽 처마 끝에선 또
시래기 다발이 흔들리고
그 밑 마당 어귀에서
동네 아주머니들 모여 김장을 한다.
시뻘건 배추 잎을 쭉쭉 찢어 서로의 얼굴에다 건네며.

이런 날
저 하늘가에 저녁 기러기 뜨면
고향에선 지금쯤
시래깃국을 가마솥에다 끓였겠다.

- ​『푸른 밤의 여로』(문학과지성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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