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항/김영남 > ㄱ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403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150
  • H
  • HOME

 

[김영남] 강구항/김영남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23회 작성일 2025-04-12 09:20:46 댓글 0

본문

강구항/김영남

세상 바닥을
홍게처럼 네 발로 기어봐도
더이상 헤맬 곳이 없는 삶
포근한 얼굴이 그립거든, 그대여
강구항으로 한번 가보세.
아직 그곳에는
떠도는 구름에까지 길 밝히는 등대와
빈 배의 귀향도 반갑게 맞아주는
부두 같은 사람들이 있네.
내륙 깊숙이 쳐들어온 동해의 푸른 물결이
눈부신 바다 한 마지기쯤 일구게 하고,
성난 파도를 광어회로 바꾸어 썰어낼 줄 아는
여인들의 따뜻한 부엌이 있는 항구.
사랑했던 이의 포구가 그립거든, 그대여
영덕의 강구항으로 한번 가보세. 옛날의
분홍색 손수건 한 장 다시 바다에 띄우러.

- 『모슬포 사랑』(문학동네, 200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