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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갠 날/고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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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가 놀다 간 운동장
​햇발 같은 아이들이 몰려다니네
맑은 물소리를 내며
화르르 흩어지다가
가만히 들여다보는 물웅덩이
파란 풍선들
나란히 겹치는 뭉게구름
소금쟁이 사뿐히 건너뛰는 하늘
한 아이가 건너뛰면 또 한 아이가 훌쩍
이쪽과 저쪽을
훌쩍 훌쩍
아이들 발꿈치 따라
세상이 가볍게 들려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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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트의 우산』(현대시학,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