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민] 고백/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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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고영민
나는 남의 집 앞에 슬그머니
쓰레기봉투 하나를
놓고 가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당신의 황망한 뒷모습
당신의 오랜 자취, 봉투 속에
들어 있는 당신의 숨김없는
하루하루
뒤죽박죽 섞인 삶의 흔적들이
단단히 동여매여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당신이 버리고 간
그 봉투, 뻔뻔스러움 위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개자식
아무리 동여매도 국물이
뚝뚝, 떨어지는 나의 온전한 마음
당신의 문 앞에 슬그머니
갖다 놓을 수만 있다면
나는 오늘 개자식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 고영민,『악어』(실천문학사, 2005)
나는 남의 집 앞에 슬그머니
쓰레기봉투 하나를
놓고 가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당신의 황망한 뒷모습
당신의 오랜 자취, 봉투 속에
들어 있는 당신의 숨김없는
하루하루
뒤죽박죽 섞인 삶의 흔적들이
단단히 동여매여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당신이 버리고 간
그 봉투, 뻔뻔스러움 위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개자식
아무리 동여매도 국물이
뚝뚝, 떨어지는 나의 온전한 마음
당신의 문 앞에 슬그머니
갖다 놓을 수만 있다면
나는 오늘 개자식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 고영민,『악어』(실천문학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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