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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 다알리아/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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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54회 작성일 2025-04-08 09:35: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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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알리아/고영민

두릅의 새순이 돋는다
이맘때, 얼레지 잎도 핀다
낯빛이 밝은 대낮이다
그 입구를 오랫동안 환하게 들여다봤다
며칠 전부터 흔들리던
막내딸의 앞니를 뽑아
지붕마루 멀리까지 던져주었다
까막까치야 물어가라ㅡ
오늘도 나는 삼밭처럼 외롭다
비탈 아래 가만히
마른 짚을 덮고 있는
일년근처럼
내 앉은 그늘자리가 무추름하다
내 몸 어디 추녀 끝,
달궈졌다가 이내 식은
골 파인 양철지붕 위에선가
저녁 새가 와서
저물도록, 저물도록
서른셋에 죽은 내 형처럼
캄캄하게 운다

- 고영민, 『공손한 손』 (창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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