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병/김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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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김기택
병이 들어오면 몸은 뜨거워집니다
한 그릇 고요한 물처럼
마음은 찬 데 있어야 투명하고 맑아지는데
뜨거운 그릇 속에 앉아 있자니
울렁울렁 속이 일어나 뒤집히고
한 방울 두 방울 기포도 생겨 떠오릅니다
그릇 오목한 바닥에 착실하게 엉덩이 붙이고 싶어도
자꾸 들썩거리게 되고
끝내 마음은 소리지르며 끓기 시작합니다
끓어오르느라 온몸 가득 닭살이 돋습니다
그래도 병을 이기려고 부글부글 끓습니다
마음도 한몸 속에 너무 오래 담겨지면
먼지도 앉고 잡균도 꼬여 흐려지겠지요
비우지도 않고 마냥 채우기만 하면 더 흐려지겠지요
사는 곳이 맑고 고요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니
마음은 가끔 이렇게 푹푹 끓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병이 들어오면 몸은 뜨거워집니다
한 그릇 고요한 물처럼
마음은 찬 데 있어야 투명하고 맑아지는데
뜨거운 그릇 속에 앉아 있자니
울렁울렁 속이 일어나 뒤집히고
한 방울 두 방울 기포도 생겨 떠오릅니다
그릇 오목한 바닥에 착실하게 엉덩이 붙이고 싶어도
자꾸 들썩거리게 되고
끝내 마음은 소리지르며 끓기 시작합니다
끓어오르느라 온몸 가득 닭살이 돋습니다
그래도 병을 이기려고 부글부글 끓습니다
마음도 한몸 속에 너무 오래 담겨지면
먼지도 앉고 잡균도 꼬여 흐려지겠지요
비우지도 않고 마냥 채우기만 하면 더 흐려지겠지요
사는 곳이 맑고 고요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니
마음은 가끔 이렇게 푹푹 끓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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