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닭/김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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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김기택
힘이 세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동작인가.
목 잘리지 않으려고 털 뽑히지 않으려고
닭발들은 온 힘으로 버틴다 닭집 주인의 손을 할퀴며
닭장 더러운 나뭇바닥을 하얗게 긁으며.
바위처럼 움직임이 없는 고요한 손아귀 끝에서
그러나 허공은 닭발보다도 힘이 세다.
모든 움직임이 극도로 절제된 손으로
닭집 주인은 탱탱하고 완강한 목숨을 누른다.
짧은 시간 속에 들어 있는 길고 느린 동작.
힘의 극치에서 힘껏 공기를 붙잡고 푸르르 떠는 다리.
팔뚝의 푸른 핏줄을 흔들며 퍼져나가는 은은한 울림.
흰 깃털들이 뽑혀져나간 붉은 피가 쏟아져나간
닭의 체온은 놀랍게도 따뜻하다.
아직도 삶을 움켜쥐고 있는 닭발 안에서
뻣뻣하게 굳어져 있는 공기 한줌.
떨어져나가는 목숨을 붙잡으려 근육으로 모였던 힘은
여전히 힘줄을 잡아당긴 채 정지해 있다.
힘이 세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동작인가.
힘이 세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동작인가.
목 잘리지 않으려고 털 뽑히지 않으려고
닭발들은 온 힘으로 버틴다 닭집 주인의 손을 할퀴며
닭장 더러운 나뭇바닥을 하얗게 긁으며.
바위처럼 움직임이 없는 고요한 손아귀 끝에서
그러나 허공은 닭발보다도 힘이 세다.
모든 움직임이 극도로 절제된 손으로
닭집 주인은 탱탱하고 완강한 목숨을 누른다.
짧은 시간 속에 들어 있는 길고 느린 동작.
힘의 극치에서 힘껏 공기를 붙잡고 푸르르 떠는 다리.
팔뚝의 푸른 핏줄을 흔들며 퍼져나가는 은은한 울림.
흰 깃털들이 뽑혀져나간 붉은 피가 쏟아져나간
닭의 체온은 놀랍게도 따뜻하다.
아직도 삶을 움켜쥐고 있는 닭발 안에서
뻣뻣하게 굳어져 있는 공기 한줌.
떨어져나가는 목숨을 붙잡으려 근육으로 모였던 힘은
여전히 힘줄을 잡아당긴 채 정지해 있다.
힘이 세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동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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