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 저는 사람/김기택 > ㄱ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424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171
  • H
  • HOME

 

[김기택] 기다리 저는 사람/김기택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411회 작성일 2025-02-07 11:34:03 댓글 0

본문

기다리 저는 사람/김기택

꼿꼿하게 걷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춤추는 사람처럼 보였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그는 앉았다 일어서듯 다리를 구부렸고
그때마다 윗몸은 반쯤 쓰러졌다 일어났다.
그 요란하고 기이한 걸음을
지하철 역사가 적막해지도록 조용하게 걸었다.
어깨에 매달린 가방도
함께 소리 죽여 힘차게 흔들렸다
못 걷는 다리 하나를 위하여
온몸이 다리가 되어 흔들어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가 기둥이 되어 우림하게 서있는데
그빽빽한 기둥 사이를
그만 홀로 팔랑팔랑 지나가고 있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