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림] 십오야/김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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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오야(十伍夜)/김기림
산호빛 갑옷을 입은 달은
푸른 하늘의 얼음판을 지쳐서
에메랄드의 군도(軍刀)를 휘두르며 바람을 몰고 간다.
강물은 두터운 유리창을 굳게 잠그고
오늘 밤은 일절 면회사절이다.
시인과 아가씨의 눈물이 성가신가 봐.
새벽을 꾸짖는 사형수인 늙은 세계는
밤이 붓는 침묵의 술잔을 기울이며
찢어진 하느님의 심장에서 새는 희푸른 액체를 마시며 비청거린다.
술 취한 달빛이
오후 열한 시의 개천가의 얼음판에 미끄러져 자빠진다.
와르르 터지는 바람의 웃음소리.
산호빛 갑옷을 입은 달은
푸른 하늘의 얼음판을 지쳐서
에메랄드의 군도(軍刀)를 휘두르며 바람을 몰고 간다.
강물은 두터운 유리창을 굳게 잠그고
오늘 밤은 일절 면회사절이다.
시인과 아가씨의 눈물이 성가신가 봐.
새벽을 꾸짖는 사형수인 늙은 세계는
밤이 붓는 침묵의 술잔을 기울이며
찢어진 하느님의 심장에서 새는 희푸른 액체를 마시며 비청거린다.
술 취한 달빛이
오후 열한 시의 개천가의 얼음판에 미끄러져 자빠진다.
와르르 터지는 바람의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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