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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두 갈래 길/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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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39회 작성일 2025-03-25 17:25: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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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갈래 길/강은교

그날도 우리는 달리고 있었어요, 그림자 가득한 숲의 입들이 우리의 길을 핥아대고 있었죠, 단풍나무가 소리쳤어요, 저쪽으로 가게-, 소나무가 소리쳤어요, 이쪽으로 어서어서-, 사슬 풀린 개 한 마리 쫓아오고 있었어요…… 개의 이빨이 푸른 햇빛 아래서 널름거렸죠, 뒤집어진
돛폭처럼 펄럭펄럭, 길은 두 갈래…… 언제나 둘…… 두……

우리는 달리고 있었어요, 평화의 하얀 꽃 클로버를 지나서, 자작나무 큰 키를 지나서, 두 개의 동그란 빵 같은 작은 무덤을 지나서, 잠자리 은빛 날개들 웅성이고 있는 약수터를 지나서, ……지나서, 지나서……

지금도 우리는 달리고 있어요…… 그대는 이쪽으로, 그대는 저쪽으로……
햇빛- 날리는- 두 갈래-
길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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