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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자전 2/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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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52회 작성일 2025-03-25 17:08: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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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 2/강은교​

밤마다 새로운 바다로 나간다.
바람과 햇빛의
싸움을 겨우 끝내고
항구밖에 매어놓은 배 위에는
생각에 잠겨
비스듬히 웃고 있는 지구
누가 낳익은 곡조의
기타아를 튕긴다.

그렇다. 바다는
모든 여자의 자궁 속에서 회전한다.
밤새도록 맨발로 달려가는
그 소리의 무서움을 들었느냐.
눈치채지 않게 뒷길로 사라지며
나는 늘
떠나간 뜰의 낙화(落花)가 되고
울타리 밖에는 낮게 낮게
바람과 이야기하는 사내들

어디서 닫혔던 문이 열리고
못보던 아이 하나가
길가에 흐린 얼굴로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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