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왈라/길상호 > ㄱ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558
어제
1,565
최대
3,544
전체
299,870
  • H
  • HOME

 

[길상호] 도비왈라/길상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403회 작성일 2025-03-09 13:34:17 댓글 0

본문

도비왈라/길상호

겹겹 허물을 지고 와
오늘도 강에 발을 담그네

빨랫돌이 모두 닳아 사라지지 않는 한
물의 족쇄는 벗을 수 없네

헌 옷이 날개가 될 수 있도록
돌리고 치대고 짜내다보면
물살에 깎여 조금씩 얇아지는 뼈

널어놓은 구름이 바싹 마르는 동안
금이 간 발바닥으로
흐려진 신들의 목소리가 스미네

잘 다려진 다음 생을 위해
현생은 빼내야 할 얼룩 같은 것

물결이 흘러간 자리
또다른 물결이 빨랫감처럼 쌓이네

물길도 정해진 계급이 있어
나의 강은 바닥으로만 흐르네


*도비왈라:빨래를 하는 사람,
인도에서는 카스트 제도의 최하 신분인 수드라에도 미치지 못하는 취급을 받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