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호] 뿌리에 대한 단상/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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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에 대한 단상/길상호
베어진 자리 속가슴 다 드러내 놓고
뿌리는 혼자 무얼 할까
거미줄처럼 짜 놓은 나이테 헤아리며
진한 눈물 송진으로 흘리는지
마음대로 뻗어 가던 가지들 토막토막
제 발 아래 쌓여 있는데
삐죽하게 마른 바늘잎으로 추억 한 장
지어 내지 못하는 소나무
하늘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어둠을 헤매던 뿌리는 이제
바위 깊이 흐르는 물소리에 귀 적시며
조용히 눈감고 있겠지, 머릿속
수많은 생각의 갈래 모두 막히고
막막한 가슴으로만 듣고 있겠지
할 일 없는 바람만 가끔 기웃거리며
그 빈자리를 스치고 갈 뿐
더 이상 뿌리만으로는 나이가 아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
호박처럼 단단한 꿈 키우고 있을
뿌리의 아직 끝나지 않은 생애
그리하여 아픈 상처의 기억까지도
움켜잡고 더 슬피 우는 거겠지
베어진 자리 속가슴 다 드러내 놓고
뿌리는 혼자 무얼 할까
거미줄처럼 짜 놓은 나이테 헤아리며
진한 눈물 송진으로 흘리는지
마음대로 뻗어 가던 가지들 토막토막
제 발 아래 쌓여 있는데
삐죽하게 마른 바늘잎으로 추억 한 장
지어 내지 못하는 소나무
하늘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어둠을 헤매던 뿌리는 이제
바위 깊이 흐르는 물소리에 귀 적시며
조용히 눈감고 있겠지, 머릿속
수많은 생각의 갈래 모두 막히고
막막한 가슴으로만 듣고 있겠지
할 일 없는 바람만 가끔 기웃거리며
그 빈자리를 스치고 갈 뿐
더 이상 뿌리만으로는 나이가 아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
호박처럼 단단한 꿈 키우고 있을
뿌리의 아직 끝나지 않은 생애
그리하여 아픈 상처의 기억까지도
움켜잡고 더 슬피 우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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