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호] 밥그릇 식구/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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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식구/길상호
처마 밑에 놓인 그릇
아침엔 까치가 기웃대더니
콩새도 콩콩 깨금발로 다가와
재빨리 한 입,
빗방울이 먹다 간 한쪽은
팅팅 불어 못 먹을 것 같은데
햇살이 더운 혓바닥으로 쓰윽,
저마다 배를 불린다
정작 그릇 주인인 고양이는
잠을 자다 뒤늦게 나와
구석에 남은 몇 알로
공복을 누르지 못해 야아옹,
뒷마당으로 사라지고
고양이가 흘리고 간 한 알
개미들이 기다랗게 줄을 선다
텃밭에서 돌아온 할아버지
텅 빈 밥그릇을 보고 허허,
또 한 그릇 덜어낸 사료 포대처럼
조금 더 허리기 휜다
처마 밑에 놓인 그릇
아침엔 까치가 기웃대더니
콩새도 콩콩 깨금발로 다가와
재빨리 한 입,
빗방울이 먹다 간 한쪽은
팅팅 불어 못 먹을 것 같은데
햇살이 더운 혓바닥으로 쓰윽,
저마다 배를 불린다
정작 그릇 주인인 고양이는
잠을 자다 뒤늦게 나와
구석에 남은 몇 알로
공복을 누르지 못해 야아옹,
뒷마당으로 사라지고
고양이가 흘리고 간 한 알
개미들이 기다랗게 줄을 선다
텃밭에서 돌아온 할아버지
텅 빈 밥그릇을 보고 허허,
또 한 그릇 덜어낸 사료 포대처럼
조금 더 허리기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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