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호] 상처가 부르는 사람/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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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부르는 사람/길상호
도마 위에 쓰다 남은 양파 조각들
아침에 보니 그 잘린 단면에 날벌레들이
까맣게 앉아 있다, 거기 모여 있는 벌레들은
식물의 먼 길 바래다 줄 저승사자일지 모른다
검은 날개의 옷을 접고 앉은 그들에게
칼자국이 만든 마지막 육즙을 대접하며
양파는 눈을 감는다 가슴에 차오르는 기억을
날개마다 가만히 올려놓는 중이다
매웠던 삶이 점점 사그라지면서 양파는
팽팽했던 긴장감에서 벗어난다
벗기려고 애써도 또다시 갇히고 말던
굴레를 이제 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보니
나에게도 상처가 불러들인 사람이 있었다
그때 왜 나는 붉은 핏방울의 기억을
숨기려고만 했던 것일까 힘들게 온 그에게
술 한 잔 대접하지 못하고 혼자
방문을 닫고 있던 것일까 , 그래서 나는
지금 더욱 난감하게 갇히고 마는 것이다
속으로 혼자 썩어가고 있는 중이다
도마 위에 쓰다 남은 양파 조각들
아침에 보니 그 잘린 단면에 날벌레들이
까맣게 앉아 있다, 거기 모여 있는 벌레들은
식물의 먼 길 바래다 줄 저승사자일지 모른다
검은 날개의 옷을 접고 앉은 그들에게
칼자국이 만든 마지막 육즙을 대접하며
양파는 눈을 감는다 가슴에 차오르는 기억을
날개마다 가만히 올려놓는 중이다
매웠던 삶이 점점 사그라지면서 양파는
팽팽했던 긴장감에서 벗어난다
벗기려고 애써도 또다시 갇히고 말던
굴레를 이제 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보니
나에게도 상처가 불러들인 사람이 있었다
그때 왜 나는 붉은 핏방울의 기억을
숨기려고만 했던 것일까 힘들게 온 그에게
술 한 잔 대접하지 못하고 혼자
방문을 닫고 있던 것일까 , 그래서 나는
지금 더욱 난감하게 갇히고 마는 것이다
속으로 혼자 썩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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