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에 내린 눈은/길상호 > ㄱ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1,430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9,177
  • H
  • HOME

 

[길상호] 그 밤에 내린 눈은/길상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423회 작성일 2025-03-09 13:07:15 댓글 0

본문

그 밤에 내린 눈은/길상호

유리에 닿아도 지문 남지 않는 손가락이었어,
무슨 말인지 단서가 없는 수화를 읽어낼 수 없었어,
밤이 이불 끌어 덮으며 더 깊이 잠들 때 너도 답답해져서는,
수없는 문장들을 한꺼번에 쏟아놓기도 했어,
영하의 눈금보다 추워질까 창은 열지 못했지,
말을 걸면 뿌옇게 김이 서리는 대화,
서로 다른 온도의 이야기가 유리를 사이에 두고
한동안 계속되었어,
말들이 성에로 꽃필 때까지 방과 밖의 수은주 그래프는
간격을 벌렸어,
더는 좁힐 수 없는 거리에서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바닥에 누웠지,
따뜻한 바닥에서 내 심장에 살얼음 끼는동안
너의 심장은 차가운 바닥에 녹아버렸을까,
바람벽 뚫고 들어온 바람이 전하는 안부 속에도
이제는 네가 사라졌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