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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세다리 물고기/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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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434회 작성일 2025-03-07 18:28: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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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다리 물고기/길상호

몬트레 협곡 수심 1500M 바닥에
다리 셋 달린 물고기 산다
진화의 시간을 좇아
너도나도 뭍으로 오르려 할 때
햇빛도 뚫지 못한 수만 겹의 물살
그 문들을 열고 들어와
스스로 갇힌 물고기 있다
시간의 낚싯줄도 더 이상은 짧아서
미끼를 내리지 못하는 곳,
그래도 부풀지 모를 욕망의 부레
수압으로 눌러 놓고 걸으면
바닥의 맛은 이제 슬프지 않다
이따금 그곳에 내려앉기도 하는
무거웠던 삶의 시체 뜯으며
가볍게 발을 옮기는 물고기,
세 개의 다리 삼발이 위에
제 몸을 얹혀 놓고서
바닥을 요리하는 물고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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