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복수와 악수/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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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와 악수/김민정
니 보지에 털 났냐? 쓰다듬는 손이 있었고 털보만 봐도 코딱지 박힌 재채기를 쏟아내던 그녀는 면도날 모으는 취미를 가졌다. 2소라헤어샵이 어디에요? 길을 가리키는 손이 있었고 그날 밤 칼끝 같은 손끝에 찔려 외눈박이 된 그녀는 각종 도마 전시장의 안내자였다. 이 비곗덩어리 역겹지도 않니? 엉덩이를 물어뜯는 손이 있었고 꼭 낀 코르셋 밖으로 삐져나온 살 때문에 그녀는 공업용 전기 대패를 때밀이 삼은 지 오래였다. 내미는 손은 싹둑, 정원용 가위로 잘라야 할 손... 암호인데 암내로 착각한 애인의 면장갑은 울퉁불퉁 열두 개의 손가 락, 그러니까 나 죄 없어요 잘근잘근 자른 두 손가락을 털 뽑힌 브러시로 색색의 아이섀도를 칠해보지만 메이크업이 다 끝나갈 때까지 마네킹은 눈뜰 줄 몰랐다. 불합격을 위한 테스트의 하루는 계속되었고 마네킹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사치였구나. 마네킹 공장의 여공으로 조립을 연마하기 시작한 그녀는 머리 몸통 팔 다리를 들고 뛰는 나날 속에 34-24-35 실루엣 하나 제 창가에 세워놓을 수 있었다. 그대 윤곽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달빛의 탄탄한 지방층이 얼마나 탄력적인지 매일 밤 그녀는 마네킹을 껴안은 채 잠이 들었다. 이제 더는 필요 없는 전화번호 책장을 뜯어 더덕더덕 그대에게 넘버링 이불을 풀칠해주고 난 새벽, 따르릉 전화를 거는 손이 있었고 창밖으로 전화기를 내던지는 손이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현관 앞에 누군가 똥 한 무더기를 싸놨고 그건 다시 오겠다는 도둑의 예의 바른 알림장이었으므로 다음날 아침 삽으로 똥을 퍼 똥통 속에 내버리며 그녀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귀찮아, 귀찮아 그녀의 삼각팬티로 깜찍이니 끔찍이니 모자를 쓰고 그녀의 브래지어로 잘 보이니 안 보이니 안경을 낀 그가 초인종을 눌렀을 때 내미는 손은 바나나다발, 죄다 까먹어버려야 할 움켜쥔 손....
니 보지에 털 났냐? 쓰다듬는 손이 있었고 털보만 봐도 코딱지 박힌 재채기를 쏟아내던 그녀는 면도날 모으는 취미를 가졌다. 2소라헤어샵이 어디에요? 길을 가리키는 손이 있었고 그날 밤 칼끝 같은 손끝에 찔려 외눈박이 된 그녀는 각종 도마 전시장의 안내자였다. 이 비곗덩어리 역겹지도 않니? 엉덩이를 물어뜯는 손이 있었고 꼭 낀 코르셋 밖으로 삐져나온 살 때문에 그녀는 공업용 전기 대패를 때밀이 삼은 지 오래였다. 내미는 손은 싹둑, 정원용 가위로 잘라야 할 손... 암호인데 암내로 착각한 애인의 면장갑은 울퉁불퉁 열두 개의 손가 락, 그러니까 나 죄 없어요 잘근잘근 자른 두 손가락을 털 뽑힌 브러시로 색색의 아이섀도를 칠해보지만 메이크업이 다 끝나갈 때까지 마네킹은 눈뜰 줄 몰랐다. 불합격을 위한 테스트의 하루는 계속되었고 마네킹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사치였구나. 마네킹 공장의 여공으로 조립을 연마하기 시작한 그녀는 머리 몸통 팔 다리를 들고 뛰는 나날 속에 34-24-35 실루엣 하나 제 창가에 세워놓을 수 있었다. 그대 윤곽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달빛의 탄탄한 지방층이 얼마나 탄력적인지 매일 밤 그녀는 마네킹을 껴안은 채 잠이 들었다. 이제 더는 필요 없는 전화번호 책장을 뜯어 더덕더덕 그대에게 넘버링 이불을 풀칠해주고 난 새벽, 따르릉 전화를 거는 손이 있었고 창밖으로 전화기를 내던지는 손이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현관 앞에 누군가 똥 한 무더기를 싸놨고 그건 다시 오겠다는 도둑의 예의 바른 알림장이었으므로 다음날 아침 삽으로 똥을 퍼 똥통 속에 내버리며 그녀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귀찮아, 귀찮아 그녀의 삼각팬티로 깜찍이니 끔찍이니 모자를 쓰고 그녀의 브래지어로 잘 보이니 안 보이니 안경을 낀 그가 초인종을 눌렀을 때 내미는 손은 바나나다발, 죄다 까먹어버려야 할 움켜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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