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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길/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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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82회 작성일 2025-02-23 12:46:2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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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김소월

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十里)
어디로 갈까.
 
산(山)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定州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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