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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추운 밥/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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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442회 작성일 2025-02-15 20:56: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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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밥/공광규

 겨울 아침 인도 위
 비둘기 한 마리가
 깃털을 덮고 누워있다
 찍어먹다 남은 토사물이
 주검 옆에 얼어있다

 부러진 고개를 꺾고
 빨간 발을 오므린 채
 대리석 신축빌딩 아래서
 삶을 멈춘 그를
 매정한 바람만 감싸고 있다

 오늘 새벽 슬픈 부리로
 얼어있는 밥을 찍어 먹다
 사람의 발길에 채였거나
 갑자기 날아가려다
 시멘트벽에 부딪쳤을 것이다
 
 눈앞에 두고 간 밥을
 저승에서도 못 잊겠는지
 차마 감지 못한 눈으로
 서울 하늘 아래
 추운 밥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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