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광규] 추운 밥/공광규
페이지 정보
본문
추운 밥/공광규
겨울 아침 인도 위
비둘기 한 마리가
깃털을 덮고 누워있다
찍어먹다 남은 토사물이
주검 옆에 얼어있다
부러진 고개를 꺾고
빨간 발을 오므린 채
대리석 신축빌딩 아래서
삶을 멈춘 그를
매정한 바람만 감싸고 있다
오늘 새벽 슬픈 부리로
얼어있는 밥을 찍어 먹다
사람의 발길에 채였거나
갑자기 날아가려다
시멘트벽에 부딪쳤을 것이다
눈앞에 두고 간 밥을
저승에서도 못 잊겠는지
차마 감지 못한 눈으로
서울 하늘 아래
추운 밥을 바라보고 있다.
겨울 아침 인도 위
비둘기 한 마리가
깃털을 덮고 누워있다
찍어먹다 남은 토사물이
주검 옆에 얼어있다
부러진 고개를 꺾고
빨간 발을 오므린 채
대리석 신축빌딩 아래서
삶을 멈춘 그를
매정한 바람만 감싸고 있다
오늘 새벽 슬픈 부리로
얼어있는 밥을 찍어 먹다
사람의 발길에 채였거나
갑자기 날아가려다
시멘트벽에 부딪쳤을 것이다
눈앞에 두고 간 밥을
저승에서도 못 잊겠는지
차마 감지 못한 눈으로
서울 하늘 아래
추운 밥을 바라보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