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례] 역방향으로 가는 여행/조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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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방향으로 가는 여행/조성례
기차를 탔습니다
역방향입니다
어차피 미래는 볼 수가 없는 것
지나간 길이나 다시 보며 가자했습니다
닳아진 등으로 밀면서 갔습니다
본 것을 보고 또 보며 달렸지요
어제가 밀려나오듯
풍경은 먹은 것을 꾸역꾸역 토해내고
버렸던 날들이 줄줄이 줄줄이 따라 옵니다
마주 앉은 당신은 새로운 풍경에만 관심을 둡니다
당신은 나를 뜯어내고
나는 당신을 뜯어내고
새 달력을 벽에 걸듯
당신의 푸른 이마가 떨어져 있고
빛나던 눈동자도 떨어져서 갓길에 구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뜯어 낸 것들이겠지요
몇 장 안남은 달력처럼 당신의 어깨가 얇아 보입니다
- <2021 봄호 시인시대 수록 >
기차를 탔습니다
역방향입니다
어차피 미래는 볼 수가 없는 것
지나간 길이나 다시 보며 가자했습니다
닳아진 등으로 밀면서 갔습니다
본 것을 보고 또 보며 달렸지요
어제가 밀려나오듯
풍경은 먹은 것을 꾸역꾸역 토해내고
버렸던 날들이 줄줄이 줄줄이 따라 옵니다
마주 앉은 당신은 새로운 풍경에만 관심을 둡니다
당신은 나를 뜯어내고
나는 당신을 뜯어내고
새 달력을 벽에 걸듯
당신의 푸른 이마가 떨어져 있고
빛나던 눈동자도 떨어져서 갓길에 구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뜯어 낸 것들이겠지요
몇 장 안남은 달력처럼 당신의 어깨가 얇아 보입니다
- <2021 봄호 시인시대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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