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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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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황정숙 조회 48회 작성일 2023-05-12 13:19:2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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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누군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는 느낌에
몸이 오싹해진 적이 있습니까?
 
수족관 속
조명에 갇혔던 빛을 퍼서
안과 밖 구석구석 뿌려대고 싶어서
계속 퍼내는 중

들킨 술래가 다음 술래가 되는 일도 있었다
보이는 바닥 넘어 더 깊은 바닥을 향한 물고기가
바닥을 친 내 발바닥에 놀라 떠오를 때
안쪽에서 바깥으로 풍경을 갈아 넣었으므로
물을 휘젓고 퍼냈던 반복된 감정은
죽은 척 엎드려 곁눈질하는 것
물고기가 물방울의 문장으로 잇다 말고
지느러미로 바닥을 밀고 멀리 도약하듯
그러니까 위에서 아래로 마지막까지
높이 올려 바닥을 치다 숨을 바꾸는 일

표적을 찾는 카메라의 빨간 불빛처럼

수족관 속엔
하나, 둘, 셋! 동시에
물 밖으로 나가면 죽는다고 뒤돌아보는 눈

 



2023년《 포엠포엠》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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