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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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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98회 작성일 2022-03-25 15:53:4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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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신경림

새벽 안개에 떠밀려서 봄바람에 취해서
갈 곳도 없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불현듯 내리니 이곳은 소읍, 짙은 복사꽃 내음
언제 한 번 살았던 곳일까,
눈에 익은 골목, 소음들도 낯설지 않고,
무엇이었을까, 내가 찾아 헤매던 것이,
낯익는 얼굴등은 내가 불러도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복사꽃 내음 짙은 이곳은 소읍,
먼 나라에서 온 외톨이가 되어
거리를 휘청대다가
봄 햇살에 취해서 새싹 향기에 들떠서
다시 버스에 올라, 잊어버리고,
내가 무엇을 찾아 헤맸는가를,
쥐어보면 빈 손, 잊어버리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서 내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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